서울대 우선선발 합격수기
서울대 수시모집 일반전형에서 우선선발로 합격한 박희재(20)군은 이렇다 할 스펙이 없다. 충남도교육청 ‘중고등학생 수학과학경시대회’에서 물리부문 은상, 한국경제신문 ‘생글논술경시대회’ 자연계 장려상을 수상한 정도다. 가장 인상 깊은 경험은 연 1회 실시하는 ‘교내 체육대회’였고, 3년 간 꾸준히 해온 활동은 국제빈민아동을 돕는 ‘USCF’ 동아리가 전부였다. 한시적으로 고2 겨울방학 기간에 친구들과 규합하여 물리학습을 하는 ‘FIMICA’ 동아리 활동을 하고 물리경시캠프에 참여하긴 했다. ‘없는 스펙을 억지로 만들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 자기소개서에는 “해온 학습과 활동에서 의미를 찾아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는 능력과 학교에서 원하는 가치관을 지닌 인재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 주력”했다. 구술 없이 서류만으로 합격했다는 낭보를 들으면서 진정성의 힘을 드러냈다.
사회적 의무 다하는 공학자이자 CEO 꿈꿔
박희재군이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진학을 결심한 시기는 2학년 무렵. 대학탐방을 하면서 자신의 강점을 가장 효과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학과를 찾는 과정에서였다. 수학 물리 공부에 즐거움을 느껴왔기에 관련 지식을 효과적으로 응용 적용 활용하는 전공으로 적합해 보였다. “평소 스마트폰처럼 기능은 다양하면서도 휴대성이 좋은 제품에 흥미를 가졌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기계 등 작지만 효율성 높은 정밀기계를 개발하고 실제 회사도 창업하고 싶다.”
사회에 이바지하는 인재로 성장하려는 마음도 키워왔다. 평소 국제빈민아동에게 소액기부를 하는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가난하다는 이유로 꿈을 펼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소외계층을 꾸준히 후원하겠다고 다짐했다. 공학 꿈나무를 양성하겠다는 목표의식도 세웠다. 박군은 “공학은 국가발전에 상당히 중요하지만 기피하는 성향이 짙어 안타깝다”며 “공학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기술을 전수하거나 개발하는 정밀기계 공학연구소를 설립하고 싶다”고 말했다.
2013학년 서울대 일반전형 준비는 쉽지 않았다. 확보한 내신은 서울대 환산 기준으로 2.3등급. 공주사대부고에서 100명 남짓의 이과 학생 가운데 4등 정도의 성적을 유지했기에 불안감을 느끼진 않았다. 문제는 자기소개서였다. 내놓을만한 스펙이 거의 없고 다른 친구에 비해 비교과 활동이 풍부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군은 “삶의 목표와 가치관을 최대한 담으려 했다”며 “인위적으로 만들기보다는 교내활동에서 의미를 찾았다”고 술회했다.
수업에 충실하며 수학 물리 실력 쌓아
박군이 공과대학에서 요구하는 수학(修學)능력을 설득적으로 전개한 데 일조한 경험은 꾸준한 수학 물리 학습. 내신과 모의고사에서 수학은 꾸준히 1등급, 물리는 거의 1등급을 확보했다. 학교 교육과정과 진도에 충실한 공부에 무게를 실은 결과였다. “수업시간에는 수업내용 자체에만 집중했다. 자율학습 시간에는 그날 배운 내용을 되새기면서 복습하고, 다음 날 배울 내용은 미리 예습해 보았다. 매일 시간표대로 예습-수업-복습을 반복했다.”
수학은 선수학습을 피했다. 고교 진학을 앞두고 고등 수학(상)을 미리 배웠는데, 진도만 나갔을 뿐 완벽하게 익히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바로 접었다. 그때그때 배우는 개념을 탄탄하게 익히고 문제 수준을 높여가면서 심화학습에 무게를 실었다. 3학년 진급 전까지는 수능 기출도 풀어보지 않았다. ‘수학의 정석(성지출판)’ 기본편과 실력편만 3회독했다. ‘수능 유형별 공략의 경우 고등학교 수학의 기반이 탄탄하면 단기간에 정복 가능하다’는 생각에서였다.
‘느리지만 생각하는 수학’을 앞세웠다. 논리와 사고를 요하는 학문 특성상 기계적인 문제풀이는 장기적인 실력 향상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여겼기 때문. 개념이나 원리는 증명을 해보거나 반례를 찾으며 깊게 고민하고, 어떤 문제라도 조건을 바꿔보고 답에 이르는 각기 다른 방법을 찾아보는 등 확장해 생각했다. 박군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수학적 사고를 훈련해보면서 논리적이면서도 창의적인 사고력을 기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물리는 ‘폭 넓은 학습’을 지향했다. 문제를 풀 때는 백지에 문제를 옮기고 필요한 개념을 가지런하게 정리해봤다. 정답 맞추기도 중요하지만 원리를 정확하게 파악했는지 따져보려 했다. 역학은 작용하는 모든 힘을 고려해 문제에서 묻지 않은 내용까지 생각하고 적어보면서 접근했다. 심도 있는 지식을 쌓는 노력도 기울였다. 열역학 부분의 경우 열전달 방법에 호기심이 생겨 푸리에의 법칙(열전도)과 빈의 법칙(열복사) 등의 어려운 내용까지 짚어보았다.
고2 겨울방학 때는 친구들과 심화학습을 하며 협동심을 키우고 의지를 다졌다. 물리동아리 ‘FIMICA’를 만들어 주2회 두 시간씩 전자기학 동역학 등의 주제를 선정해 보고서를 만들며 토론활동을 했다. 물리경시캠프에 참여해 전기와 원자에 대한 심도 있는 지식도 쌓았다.
교내·외 대회에서 알찬 성과도 거두었다. 한국경제신문 ‘생글논술경시대회’에서 자연계열 장려상을 수상해 일정 수준의 수리논술실력을 인정 받았다. 물리는 교내 대회에서 금상을 받고 충청남도 ‘중고등학교 수학과학경시대회’에 나가 은상을 탔다. 박군은 “사실 수학과 과학에 능한 친구들에 비해 별 볼일 없는 결과일 수도 있지만, 경시대회 학습과 응시 경험이 없는 상황에서 거둔 결실이기에 의미가 남달랐다”며 “노력은 결과를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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